
스님들이 아침 공양 전에 오관게를 외우고 있습니다.
공양방은 길상사에서 가장 큰 방입니다. 어떤 절이고 스님들 공양은 큰 방에서 한다고 합니다. 어느 날 이 방에서 스님들과 음식을 먹다가 주지스님께 혼났던 적이 있었습니다. 스님들을 따라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던 게 불찰이었습니다. 예로부터 큰 방은 공양방과 더불어 경책을 위한 방으로 사용됐기에 재가불자가 들어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승속(僧俗)의 경계가 허물어지면 안 된다는 뜻을 함축한 꾸중이었기에 스님의 맘을 이해하고도 남았습니다. 또 공양방이 가지는 의미를 처음으로 알 수 있어서 계기에 감사했습니다.
대중공사(스님들이 모여 어떤 일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끝에 허락된 사진 찍기였고 큰 방의 의미를 알았기에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공양방에 들어가 큰 절과 함께 왜 들어왔는가를 스님들께 여쭸고 나올 때도 마찬가지의 절차를 밟았습니다. 시간을 지체하면 스님들께 방해가 될 것 같아 촬영을 빨리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촬영 중간 중간에 스님들의 공양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공양은 주지 스님이 자리에 앉자 시작되었습니다. 주지 스님을 제외하고 좌차(座次:스님들의 서열을 의미하는 것으로 법랍이 기준이 됨)가 높은 스님이 공양 시작을 알리는 죽비 세 번을 치자 스님들은 오관게를 외웠고 그 후 본격적인 공양이 시작되었습니다. 식탁에 앉는 순서는 좌차순 이었습니다. 아침 공양에 참석하는 것도 길상사에 사시는 스님들이 지켜야할 중요한 청규(淸規)중의 하나인지라 모든 스님이 공양에 참석하셨습니다. 주식은 죽이었으며 식탁 위에는 과일도 있었는데 요구르트가 놓여 있어서 특이했습니다. 좌차가 제일 낮은 스님은 공양 전에는 공양 준비를 하였고 공양 중간에는 스님들의 시중을 들기도 했습니다.
공양은 죽비로 시작해 죽비로 끝났습니다.
구도의 길을 가기위한 음식 섭취이기에 오관게를 외웠고 묵언을 중시하는지라 공양시간 내 식기 소리 말고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스님들의 공양은 수행의 연장 이었습니다. 길게 기다려 찍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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