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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에 해당되는 글 4건
[urisesang, 2010/07/15 20:16, 사진공양]

운문사 치문반 학인스님들이 자습하는 시간에 큰 방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운문사에 가기 전 부터 이 장면을 꼭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었지요. 이유는 이 손이 한국불교를 지켜낼 가냘프지만 강한 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비구니 스님들은 참 잘살고 계십니다. '잘산다'라는 말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불자라면 다 아는 말입니다. 계율을 철저히 지키고 수행 정진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으며 도량을 도량답게 만드니 이분들 때문에 한국불교가 새로운 빛을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절 취재를 갈 때마다 비구니 스님들이 사는 도량을 꼭 들러봅니다. 어떤 기운을 얻을지, 어떤 맑음이 내게 다가올지 은근한 기대도 하면서 말입니다.

출가자들의 급감은 한국불교에 많은 어려움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많은 절들이 이미 전각에 비해 훨씬 모자란 스님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년에 두 번있는 안거철이면 더 그렇습니다. 스님들이 절에 수행을위해 사는지, 아니면 건물을 지키기위해 사는지 알 수 없는 절들도 속출하고 있는 지경입니다. 목탁소리 염불소리가 끊어진다면 절에 오는 사람들도 줄어들 것이고 이것은 필연적으로 교세의 약화를 불러 올 심각한 사안이지요.

이 위기가 잘 사는 비구니 스님들에게 어쩌면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암자나 사찰들이 비구니스님들의 입성을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말법시대에는 비구승 보다 니승과 재가불자가 불교를 지킬것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한국불교에게는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니승이 없는 남방불교와 티벳불교와 승단의 조직에서 확연히 구분돼 양성 평등시대의 사회상과 호응할 뿐 아니라  니승들의 도량과 일상에는 재가불자들이 본 받을 만한 부분이 적잖이 있으니 참선으로 대표되던 한국불교의 또 다른 면이 세계에 부각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urisesang, 2009/09/11 19:24, 사진공양]

  수덕사 견성암의 후원(공양간,부엌)입니다. 예순을 훌쩍 넘긴 스님과 손상좌 스님이 밥을 짓기위해 물을 살피고 있는 중입니다. 비구니 스님들의 후원답게 깔끔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이곳에 처음 들어왔지만 모든 것은 제자리에 그대로 있음을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게 정돈 돼 있었습니다. 

  조손간에 공양을 짓고 있다는 것, 정갈하다는 것 두가지가 사진쟁이를 놀래켰습니다. 예순을 넘긴 노스님이 공양주를 하는 것은 처음 봅니다. 상좌도 있고 손상좌도 있는데 당신이 직접 대중스님들을 위해 밥을 짓는 것은 보살행에 다름 아닙니다. 대중스님 태반이 비구니계를 받지 않은 스님임을 생각해 보면 스님의 밥짓기는 자신을 내려놓는 하심(下心)이기도 하지요. 덕숭총림의 특징중의 하나가 선농일치(禪農一致)인데 견성암도 그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스님들은 또 후원을 윤이 날 만큼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점심 공양을 만드는 시간에도 물기가 바닥에 남아있는 걸 보면 스님들은 후원을 닦고 또 닦은 모양입니다. 일상에 충실한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견성암의 후원을 통해 봅니다.

  불교가 별거가 아님을 밥짓는 스님들의 모습에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없음을 알고 행하는 것, 진짜 물은 향기가 없다는 진수무향(眞水無香)이란 말을 받아 들여 하나씩 행하는 것 그게 바로 공부요 불교 아니겠습니까.
[urisesang, 2009/09/01 14:53, 사진공양]

  스님들의 웃음이 보기 좋습니다. 밀짚 모자로 얼굴을 가린 스님들 역시 미소를 짓고 있을 것 같습니다. 왼쪽에 계신 분들은 덕숭총림 방장스님을 비롯한 비구들이고 오른쪽은 견성암에 사시는 비구니들입니다. 수덕사가 있는 덕숭산 정상 부근에 있는 정혜사에서 우연히 조우한 스님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담소를 나누고 있는 중입니다. 무척 자연스럽게 보이기는 하지만 수덕사가 있는 덕숭산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한국 불교에서는 내외의 구분 만큼이나 남녀의 구분이 자로 잰듯한데 덕숭문중 만큼은 예외이고 이것이 문중의 특징입니다. 경허선사로부터 선맥을 이어받은 만공선사는 비구니들을 제자로 들이셨고 그들은 정진을 거듭해 선지식으로 선사께 인가를 받았습니다. 만공선사의 선맥을 이은 벽초선사는 손수 비구니들을위해 견성암을 지으셨고 견성암은 최대의 비구니 선방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양어머니인 마하파자파티가 맨 처음으로 출가한 비구니요 부처님의 아내인 야소다라 역시 출가해 비구니가 됐습니다. 세계종교사상 여성으로만 구성된 교단을 이룬게 불교가 처음인 걸 보면 불교는 수천년부터 남녀평등에 철저했었지요. 아마도 미래의 한국 불교가 크게 성장한다면 그 가운데는 비구니들의 치열한 수행 정진의 힘도 큰 위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비구니들을 바라보는 방장스님의 미소에는 바로 그 인연의 씨앗이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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