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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isesang, 2007/09/16 16:02, 사진공양]
![]() 기와 젖었으니 그 길 또한 젖었겠다. 도시의 길이었다. 내가 자란 전주의 전매청 앞 길이었다. 비 맞으며 학교에서 돌아오던 신작로는 이 기와들 처럼 검기도 했지만 윤기도 잘잘 흘렀었다. 윤기위엔 지나던 버스가 흘린 기름들이 이상한 무늬를 만들었었다. 비 그칠 때 검은 아스팔트 위로 사람들 모습이 보였었다. 파란 비닐 우산을 들고 가는 내 모습도 있었다. 굽이 굽이 친 길이었다. 봉동 큰 집 논 옆에 난 좁은 길이었다. 큰 어머니 심부름 하고 돌아오는 길은 짧지만 길었다. 비 오면 뱀이 돌아다닌 다는 옆집 아저씨 말이 걸렸기에 발이 땅에 닿자 마자 캥러루 뛰듯 껑충껑충 뛰어 논두렁 길을 달렸었다. 한 쪽 눈은 앞을 또 한 쪽 눈은 밑을 살폈었다. 만났으면 그것도 인연이었을 텐데 그 땐 그 걸 몰랐었다. 비 오니 기와 젖었다. 기와 젖었으니 내 길도 젖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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