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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isesang, 2008/03/27 10:18, 사진공양/저자 거리의 부처님]
  서울역에서 생각에 들게하는 장면을 가끔 찍습니다. 시발역이기도 하고 종착역이기도 한 서울역은 그 이름에 애당초 그럴듯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만남이 있고 이별이 있으며 그 중간인 쉼도 서울역에는 있습니다. 살아가는 길에서 맞닥뜨리는 중요한 것들이 역에 있는 셈이지요.

  많이 타는 KTX대신 가장 느린 무궁화호 입니다. 서울발 부산행 무궁화 열차. 새마을호가 지날 때도,KTX가 여러대 통과할 때도 어느 한적한 역에 정차해 있으면서 쉬엄쉬엄 부산까지 내려가지요. 승무원도 젊은 미모의 여성이 아니라 덜컹대는 열차에서 능숙하게 균형을 잡는 '아저씨 차장'입니다. 삼십 몇 년전 선친의 손을 잡고 전주에서 9시간이나 걸려 열차를 타고 서울에 왔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사이다를 그 때 처음 맛 본 철부지는 서울로 오는 동안 내내 '단물 줘' '단물 줘'를 연발했었지요.

  여자아이를 품에 안고 가는 젊은 아빠의 걸음은 느긋합니다. 뒷짐 지고 그네들을 바라보는 차장 아저씨 역시 한가로운 모습입니다. 느림에 걸맞는 표정들입니다. 살짝 들어 온 햇볕은 적당히 양지와 음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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